이전에 "낙하하는 저녁"이라는 책으로 처음으로 접한 작가가 에쿠니 가오리이다. 이후에 "냉정과 열정사이"라는 책을 보고 꽤 괜찮다라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이번에 읽은 책도 에쿠니 가오리라는 이름을 보고 보게 되었던 것 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현재까진 츠치 히토나리의 차분한 소설을 좋아한다. ^^)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되어있는 30페이지내외의 짧은 소설인데다가 숙소에 놓고 읽다가 보니 꽤 기간이 걸려서 딱하니 무슨 느낌이다라는 생각을 쓰긴 좀 힘들 것 같다. 하지만 내용의 대부분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중반정도의 여자들의 사랑에 대한 생각에 이야기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것이 어떤 형태이든간에... 첫눈에 반하는 것도 있고 돌아돌아 사랑이라는 것을 알게되는 형태도 있고, 세상에는 살아가는 사람의 수만큼의 사랑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연인들도 각각 서로의 사랑이 다를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하여간, 짧은 이야기라서 분위기를 파악하는 것도 좀 힘들고 문체도 달라지는 게 하나읽고 감상문을 쓸걸 그랬다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내 머리의 기억력 부분도 문제지만.. ㅠㅠ)
책을 보다가 엉뚱한 생각을 했던 것은 왜 대부분의 사랑얘기는 20대의 이야기일까 하는 생각이었다. 하긴... 정렬적인 것이 극적효과가 좋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중년의 사랑 이야기가 대부분 불륜이라는 형태를 띄고 있는 것에 비하면 괜찮은 것이 아닐까? 나이가 들어갈 수록 사람에 대해서 조심해지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역시 사랑이야기는 20대의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하고, 가능하면 중년의 사랑이야기, 노년의 사랑이야기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워낙 유명한 소설이라 많은 분들이 읽으셨을 것으로 보입니다만... 전 이번에야 읽게 되었네요. 숙소에 놓고 4일만에 읽었으니(샤워하고 자기전에 책을 잠깐씩 읽습니다만...) 금새 읽어버렸죠. ^^ 잔잔한 사랑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잔잔하다는 느낌이랄까? 하여간, 뭔가 임팩트가 없는 느낌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너무 금새 읽어버려서 그런지 특별히 기억나는 단어는 없는 거 같습니다. ㅠㅠ 다시 한번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문체는 제가 읽기는 굉장히 차분하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할아버지의 연인의 뼈를 훔치는 도굴장면에서도 긴장감이 없어서 좀 의아해 했습니다.
주인공인 주인공인 사쿠타로와 아키의 아기자기한 모습이나 현실세계와 한발은 물러나 있는 듯한 사쿠타로의 이미지, 그리고 서로 같은 아픔을 겪게되는 사쿠타로와 그의 할아버지... 몇가지 이야기도 있는데다가 첫장면부터 이미 아키의 죽음을 보여주는 모습과 글(문체라고 해야 할까요? 느낌이랄까요?)에 이미 줄거리는 거의 생각하게 되더군요. 하지만, 오히려 임팩트가 없는 연인의 만남을 보니 더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군요. ^^
가장 인상에 남았던 장면은 사쿠타로가 마지막에 자신의 또다른 연인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와 아키의 뼈를 뿌리며 말을 하는 모습이었는데... 뭔가 하나의 벽을 넘어버린 듯한 느낌이었던 것으로 기억되네요. (이거 기억력이.. --;)
하여간, 제목인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에서의 '외친다'라는 표현이 들어맞기 보다는 외치고 싶다는 표현이 더 들어맞을것 같은 느낌이라...
영화도 있다고 하는데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이런 스토리는 영화의 영상미가 더 어울릴것 같습니다. ^^
어제 프로젝트 일로 인해서 잠시 성남에 다녀오느라 집에서 출퇴근 하는 것 외에 장거리 이동이 생겨서 지난 번에 구입한 책인 '박사가 사랑한 수식'이라는 책을 들고 나갔다.
주인물이라고 하는 게 바로 수학전공의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었지만 사고로 인해 기억할 수 있는 시간이 80분 밖에 되지 않는 박사, 그리고 그 박사의 집에 오게 된 파출부, 그리고 파출부의 아들(책에서는 박사가 붙여준 별명인 루트라는 이름으로 불린다)의 3인을 둘러싼 이야기이다.
간단한 소설 같으면서도 약간은 난해하다고 느껴졌다고 해야 하나?
뭐.. 가끔 나오는 수학적인 이야기 때문만은 아닌것 같다. 박사가 가지고 있는 80분이라는 단편적인 시간을 이어주는 것은 박사의 양복깃에 붙여진 쪽지들...(내 기억으로는 메멘토인가 하는 영화가 그런 내용이라고 들은것 같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박사의 삶을 이어주는 것은 바로 수식이라고 느껴졌다.
오히려 80분이라는 것은 우리의 인생이라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좀 해봤다고 해야 하나? 박사의 말중에서는 수식의 발견(절대 발명이라고 하지 않는다..)은 신의 노트에서 신의 진리를 베껴쓰는 것이라고 한다. 아마도 수식이라는 것이 진리를 의미하고 박사가 사랑한다는 것은 그 영원한 것이라는 것이 아닐까? 80분이라는 제한된 시간에서 나오는 일상적인 것들은 그 위대하고 영원한 진리에 비해서는 보잘것 없다고 느낀다고 생각이 되었다.
하여간, 파출부에게도 쌀쌀맞던 박사가 변한것은 파출부의 아들인 루트가 그 집으로 오면서 부터이다. 박사는 루트를 아꼈으며 루트로 인해서 가족애와 비슷한 감정이 나오는 것으로 보였다. 그 가족애야 말로 박사가 추구하던 진리보다도 더 위대한 것이며, 박사가 느꼈던 진정한 신의 진리.. 곧 수식은 바로 가족애가 아니었는가 생각이 된다.
물론, 형수인 미망인을 향한 마음이 있었던 것과 뭐 여러가지 일들이 내가 생각한 주제를 흐리긴 했지만.. 뭐.. 그거야 읽는 사람 맘이 아닌가 싶다. ^^;;
졸면서 읽은지라 끝쪽이 에매하긴 하지만... 박사가 마지막에 목에 걸고 있던 파출부와 루트가 선물해준 '에나쓰'라는 선수의 카드야 말로 박사가 추구하던 가장 아름 다운 수식이 아니었나 생각을 해보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보았다.
ps. 그래도 오랜만에 수학적인 이야기가 들어있는 이야기를 읽었더니... 머리에 쥐나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