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프로젝트 일로 인해서 잠시 성남에 다녀오느라 집에서 출퇴근 하는 것 외에 장거리 이동이 생겨서 지난 번에 구입한 책인 '박사가 사랑한 수식'이라는 책을 들고 나갔다.
주인물이라고 하는 게 바로 수학전공의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었지만 사고로 인해 기억할 수 있는 시간이 80분 밖에 되지 않는 박사, 그리고 그 박사의 집에 오게 된 파출부, 그리고 파출부의 아들(책에서는 박사가 붙여준 별명인 루트라는 이름으로 불린다)의 3인을 둘러싼 이야기이다.
간단한 소설 같으면서도 약간은 난해하다고 느껴졌다고 해야 하나?
뭐.. 가끔 나오는 수학적인 이야기 때문만은 아닌것 같다. 박사가 가지고 있는 80분이라는 단편적인 시간을 이어주는 것은 박사의 양복깃에 붙여진 쪽지들...(내 기억으로는 메멘토인가 하는 영화가 그런 내용이라고 들은것 같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박사의 삶을 이어주는 것은 바로 수식이라고 느껴졌다.
오히려 80분이라는 것은 우리의 인생이라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좀 해봤다고 해야 하나? 박사의 말중에서는 수식의 발견(절대 발명이라고 하지 않는다..)은 신의 노트에서 신의 진리를 베껴쓰는 것이라고 한다. 아마도 수식이라는 것이 진리를 의미하고 박사가 사랑한다는 것은 그 영원한 것이라는 것이 아닐까? 80분이라는 제한된 시간에서 나오는 일상적인 것들은 그 위대하고 영원한 진리에 비해서는 보잘것 없다고 느낀다고 생각이 되었다.
하여간, 파출부에게도 쌀쌀맞던 박사가 변한것은 파출부의 아들인 루트가 그 집으로 오면서 부터이다. 박사는 루트를 아꼈으며 루트로 인해서 가족애와 비슷한 감정이 나오는 것으로 보였다. 그 가족애야 말로 박사가 추구하던 진리보다도 더 위대한 것이며, 박사가 느꼈던 진정한 신의 진리.. 곧 수식은 바로 가족애가 아니었는가 생각이 된다.
물론, 형수인 미망인을 향한 마음이 있었던 것과 뭐 여러가지 일들이 내가 생각한 주제를 흐리긴 했지만.. 뭐.. 그거야 읽는 사람 맘이 아닌가 싶다. ^^;;
졸면서 읽은지라 끝쪽이 에매하긴 하지만... 박사가 마지막에 목에 걸고 있던 파출부와 루트가 선물해준 '에나쓰'라는 선수의 카드야 말로 박사가 추구하던 가장 아름 다운 수식이 아니었나 생각을 해보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보았다.
ps. 그래도 오랜만에 수학적인 이야기가 들어있는 이야기를 읽었더니... 머리에 쥐나요.. ㅠㅠ